
아무 일도 없는데 갑자기 심장이 터질 듯 뛰기 시작할 때
지하철에 앉아 있거나 마트에서 장을 보는 평범한 순간에 갑자기 심장이 쿵쾅거리고 숨이 막히며 이러다 죽을 것 같다는 공포가 밀려온다면, 많은 사람이 먼저 심장에 큰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하고 응급실로 향합니다. 그런데 막상 병원에서 심전도와 피검사를 해 보면 별다른 이상이 나오지 않고, 몇십 분 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몸이 가라앉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렇게 뚜렷한 위험이 없는데도 극심한 공포와 몸의 반응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일을 공황발작이라고 부릅니다. 공황발작이 예고 없이 되풀이되고, 또 그럴까 봐 두려워 생활이 달라지는 상태가 이어질 때 이를 공황장애라고 합니다.
공황장애는 마음이 약하거나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병이 아니라, 위험을 감지하고 몸을 대비시키는 뇌의 경보 장치가 실제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도 크게 울리는 상태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사람의 몸은 위협을 느끼면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호흡을 가쁘게 만들어 싸우거나 도망칠 준비를 하는데, 공황발작은 이 반응이 엉뚱한 때에 최대치로 켜지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본인이 느끼는 고통은 진짜이고,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도 실제로 일어나는 일입니다. 다만 그 반응이 몸을 망가뜨리는 방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 심장병 같은 질환과 다릅니다.
공황발작은 대개 몇 분 안에 공포가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서서히 가라앉는 흐름을 보이며, 길게 이어지는 경우에도 처음의 강렬한 정점이 계속 유지되지는 않습니다. 한 번의 발작을 겪었다고 모두 공황장애가 되는 것은 아니며, 살면서 한두 번 비슷한 경험을 하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문제는 발작이 반복되면서 언제 또 올지 모른다는 걱정이 생활 전체를 지배하기 시작할 때이고, 이때부터는 치료를 통해 흐름을 끊어 주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공황장애는 치료 반응이 좋은 편에 속하는 질환이라, 일찍 알아차리고 도움을 받을수록 일상으로 돌아오는 길도 짧아집니다.

뇌의 경보 장치는 왜 엉뚱한 때에 울리게 될까?
공황장애가 생기는 이유는 한 가지로 정리되지 않고, 타고난 기질과 뇌의 작용, 살면서 겪는 스트레스가 겹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족 가운데 공황장애나 다른 불안 관련 질환을 겪은 사람이 있으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어 유전적인 영향도 어느 정도 작용한다고 봅니다. 뇌에서 공포와 위협을 처리하는 부위(편도체라고 부르는 작은 신경 덩어리)가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처럼 신경 사이에서 신호를 전하는 물질)의 균형이 흔들리는 것도 원인으로 거론됩니다. 그렇다고 이런 요인이 있는 사람이 반드시 병에 걸리는 것은 아니고, 여기에 다른 계기가 더해질 때 증상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 발작은 이직이나 이사, 가까운 사람과의 이별, 오래 쌓인 과로처럼 몸과 마음이 지쳐 있던 시기에 찾아오는 일이 흔한데, 정작 발작이 일어난 순간에는 특별히 긴장할 일이 없었던 경우도 많아 본인은 더 당황하게 됩니다. 큰 스트레스가 지나간 뒤 한숨 돌리는 시점에 오히려 발작이 시작되기도 하는데, 이는 오랫동안 버티던 몸의 긴장 체계가 균형을 잃으면서 생기는 반응으로 이해됩니다. 수면이 부족하거나 카페인, 술, 담배를 많이 하는 생활도 신경계를 예민하게 만들어 발작의 문턱을 낮춥니다. 이런 요인은 하나만으로 병을 만들기보다는 서로 겹치면서 경보 장치를 점점 더 쉽게 울리게 만드는 쪽으로 작용합니다.
한 번 발작을 겪고 나면 몸의 작은 변화에도 신경이 곤두서게 되는데, 계단을 오른 뒤 심장이 조금 빨리 뛰는 것만으로도 또 발작이 오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그 걱정이 다시 심장을 더 빨리 뛰게 만들면서 실제 발작으로 번지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이렇게 몸의 감각을 위험 신호로 잘못 읽는 습관(파국적 해석이라고 부릅니다)이 공황장애를 오래 끌고 가는 중요한 고리로 꼽힙니다. 처음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발작이었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이 해석의 고리가 스스로 발작을 불러오는 구조가 되는 셈입니다. 치료에서 생각의 습관을 다루는 이유도 바로 이 고리를 끊기 위해서입니다.

발작이 올 때 몸에서는 이런 일들이 한꺼번에 벌어집니다
공황발작 때 가장 흔하게 느끼는 것은 심장이 빠르고 세게 뛰는 두근거림과 숨이 차거나 목이 조이는 듯한 답답함이며, 가슴 한가운데가 눌리거나 쥐어짜듯 아픈 느낌이 함께 오면 심장마비가 아닌지 겁을 먹게 됩니다. 손발이 떨리고 식은땀이 나며, 어지럽고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나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속이 메스껍거나 배가 불편해지고, 몸이 갑자기 뜨거워졌다가 오한이 들기도 하며, 손끝이나 입 주변이 저리고 따끔거리는 감각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은 한두 가지만 나타나기도 하고 여러 가지가 동시에 몰려오기도 해서, 사람마다 발작의 모양이 꽤 다르게 보입니다.
몸의 증상만큼 괴로운 것이 마음에서 일어나는 변화인데, 이러다 정말 죽을 것 같다는 공포, 정신을 잃거나 미쳐 버릴 것 같다는 두려움,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이 강하게 밀려옵니다. 주변이 갑자기 낯설고 꿈속처럼 느껴지거나(비현실감),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듯 멀게 느껴지는(이인감) 경험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감각은 처음 겪는 사람에게 매우 낯설고 무섭기 때문에, 발작이 끝난 뒤에도 내가 무슨 큰 병에 걸린 것은 아닌지 한참 동안 마음을 놓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비현실감이나 이인감은 극도의 불안 상태에서 뇌가 보이는 일시적인 반응이며, 정신을 잃거나 실제로 통제력을 잃는 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발작은 잠을 자다가 찾아오기도 하는데, 한밤중에 갑자기 숨이 막히고 심장이 뛰어 놀라서 깨는 일이 반복되면 잠드는 것 자체가 두려워져 불면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수면 중 발작은 악몽 때문에 깨는 것과 달리 꿈의 내용과 상관없이 몸의 공포 반응으로 깨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구분됩니다. 낮에도 밤에도 예고 없이 찾아온다는 점이 공황발작을 더 괴롭게 만들고, 그만큼 생활에 미치는 영향도 커집니다. 증상이 이런 모습으로 반복된다면 혼자 견디기보다 진료를 받아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발작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은 또 올지 모른다는 두려움입니다
공황장애를 가진 사람이 실제로 가장 오래 시달리는 것은 짧게 지나가는 발작 자체보다, 발작과 발작 사이에 계속 이어지는 걱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언제 또 그 끔찍한 순간이 찾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으니 늘 몸 상태를 살피게 되고, 조금만 숨이 차거나 심장이 뛰어도 마음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이렇게 다음 발작을 미리 걱정하는 상태를 예기불안이라고 부르는데, 이 불안이 커질수록 일상의 여유가 점점 사라집니다. 발작이 한동안 없더라도 예기불안이 남아 있다면 병이 완전히 가라앉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예기불안이 깊어지면 발작이 일어났던 장소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장소를 피하기 시작하는데, 지하철이나 버스, 터널, 엘리베이터, 사람이 붐비는 마트나 극장처럼 쉽게 빠져나오기 어렵다고 느끼는 곳이 주로 그 대상이 됩니다. 이런 회피가 심해져 혼자서는 집 밖에 나가기도 어려워지는 상태를 광장공포증이라고 하며, 공황장애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피하면 당장은 마음이 편해지지만, 피하는 장소가 하나둘 늘어나면서 출퇴근이나 장보기, 모임 같은 평범한 일상이 하나씩 무너지게 됩니다. 처음에는 작은 회피였던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생활 반경을 크게 좁혀 놓는다는 점에서, 회피 행동이 보이기 시작하면 치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황장애가 오래 이어지면 우울증이 함께 찾아오기도 하는데,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늘 불안에 쫓기다 보면 무기력해지고 자신감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입니다. 불안을 잠시라도 잊으려고 술에 기대는 사람도 있지만, 술은 깨는 과정에서 오히려 불안과 두근거림을 키워 발작을 더 잦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가족이나 주변 사람이 꾀병이나 예민함으로 오해하면 본인은 더 고립감을 느끼게 되므로, 이 병이 실제로 몸과 마음에 큰 부담을 주는 질환이라는 점을 함께 이해하는 것이 회복에 힘이 됩니다. 발작 그 자체뿐 아니라 그 뒤에 따라오는 걱정과 회피, 기분 변화까지 함께 다룰 때 치료가 제대로 효과를 냅니다.

체한 줄, 피곤한 줄로만 알았던 신호들
공황장애는 누구나 떠올리는 극적인 발작만으로 시작하지 않고, 처음에는 애매한 몸의 불편함으로 나타나 다른 병으로 오해받는 일이 많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을 깊이 쉬어도 시원하지 않은 느낌이 자주 들면 체했거나 소화가 안 되는 줄 알고 소화제만 먹으며 넘기기도 하고, 이유 없는 어지러움이 반복되면 빈혈이나 귀의 문제를 먼저 의심하기도 합니다. 증상이 약하게 왔다가 금방 사라지는 이런 형태를 제한 증상 발작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공포가 크지 않아서 공황과 연결 짓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런 작은 발작이 쌓이다가 어느 날 큰 발작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가볍게만 볼 일은 아닙니다.
여러 병원을 돌며 심장, 위장, 갑상선, 귀 검사를 차례로 받았는데도 모두 정상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그 자체가 공황장애를 떠올려 볼 만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검사 결과가 정상인데도 증상이 계속되면 몸 어딘가에 아직 찾지 못한 큰 병이 있다는 생각에 더 많은 검사를 찾아다니게 되고, 그 사이에 불안은 점점 커집니다. 물론 몸의 질환을 먼저 확인하는 것은 꼭 필요한 과정이지만, 검사에서 원인이 나오지 않는다면 마음과 신경계의 문제로 시선을 넓혀 보는 것이 해결의 실마리가 됩니다. 몸의 증상이 분명한데 원인을 찾지 못해 지쳐 가는 사람이 공황장애로 진단받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하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생활 속의 작은 변화도 놓치기 쉬운 신호인데,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타던 지하철 대신 버스나 택시를 고집하게 되거나, 운전 중 터널이나 고속도로를 피해 먼 길을 돌아가거나, 혼자 외출하는 일을 자꾸 미루게 되는 식으로 나타납니다. 본인은 그저 그 길이 편해서라고 생각하지만, 그 밑에는 발작이 올까 봐 무섭다는 마음이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이나 약을 늘 가방에 챙기고, 출구 가까운 자리만 찾고, 누군가 함께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습관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가 하나둘 생기고 있다면 단순한 성격이나 취향으로 넘기기보다 한 번쯤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심장병이나 갑상선 질환과는 어떻게 구분할까?
가슴 통증과 두근거림, 숨참은 심장 질환에서도 똑같이 나타나는 증상이라, 처음 이런 증상을 겪었다면 공황장애라고 스스로 결론 내리기 전에 반드시 몸의 질환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심장 근육에 피가 제대로 가지 못하는 병)은 계단을 오르거나 무거운 것을 들 때처럼 몸을 움직일 때 가슴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고, 통증이 왼쪽 팔이나 턱, 등으로 뻗치기도 합니다. 부정맥(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병)은 맥박이 갑자기 빨라지거나 건너뛰는 느낌으로 나타나 공황과 헷갈리기 쉬운데, 심전도나 하루 이상 몸에 차고 다니는 심전도 검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많거나 고혈압, 당뇨, 흡연 같은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이라면 특히 심장 검사를 먼저 받아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갑상선 호르몬이 지나치게 많이 나오는 병)도 두근거림, 손 떨림, 땀, 불안감을 일으켜 공황장애와 비슷해 보이지만, 증상이 발작처럼 짧게 왔다 사라지기보다 하루 종일 꾸준히 이어지고 체중이 줄거나 더위를 많이 타는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는 점이 다릅니다. 저혈당은 식사를 거르거나 당뇨약을 쓰는 사람에게서 식은땀과 떨림, 어지러움을 일으키며, 단 것을 먹으면 금세 나아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천식이나 다른 폐 질환은 숨이 찬 증상이 중심이 되고 쌕쌕거리는 숨소리나 기침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은 비슷해도 증상이 나타나는 상황과 흐름, 함께 오는 변화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검사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구분에 큰 도움이 됩니다.
| 비교할 점 | 공황발작 | 심장 질환 | 갑상선 기능 항진증 |
|---|---|---|---|
| 시작되는 상황 | 쉬고 있을 때도 예고 없이 시작 | 몸을 움직일 때 심해지는 경향 | 특정 상황과 상관없이 지속 |
| 증상의 흐름 | 몇 분 안에 정점에 이르렀다가 가라앉음 | 쉬어도 나아지지 않거나 점점 심해질 수 있음 | 하루 종일 비슷하게 이어짐 |
| 함께 오는 변화 | 죽을 것 같은 공포, 비현실감 | 팔, 턱, 등으로 뻗치는 통증 | 체중 감소, 더위를 많이 탐 |
| 확인하는 방법 | 다른 질환을 배제한 뒤 면담으로 진단 | 심전도, 심장 효소 검사 | 갑상선 호르몬 혈액 검사 |
비슷한 정신건강 질환과도 구분이 필요한데, 범불안장애는 공황발작처럼 짧고 강한 공포가 몰아치기보다 일, 건강, 가족 문제 같은 여러 걱정이 오랫동안 잔잔하게 이어지는 것이 중심입니다. 사회불안장애에서도 발작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남 앞에서 발표하거나 낯선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만 증상이 생긴다는 점이 다릅니다. 특정한 대상(높은 곳, 동물, 주사 등)을 마주했을 때만 공포가 일어난다면 특정공포증에 가깝고, 큰 사고나 충격적인 일을 겪은 뒤 그 기억이 떠오를 때 발작이 생긴다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공황장애는 이렇게 뚜렷한 계기 없이도 발작이 찾아온다는 점, 그리고 그 뒤에 발작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다른 질환과 구분됩니다.

병원에 가면 어떤 과정을 거쳐 진단을 받게 될까?
공황장애는 피검사나 사진 한 장으로 바로 확인되는 병이 아니어서, 진단은 주로 증상을 자세히 듣는 면담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발작이 언제 처음 시작되었는지, 한 번 오면 얼마나 이어지는지, 어떤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지, 발작이 없을 때에도 걱정이 계속되는지, 피하게 된 장소나 상황이 있는지 같은 질문을 차례로 받게 됩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미국정신의학회의 진단 기준 같은 국제적으로 쓰이는 기준을 바탕으로 판단하는데, 예상하지 못한 발작이 반복되고 그 뒤로 적어도 한 달 이상 다음 발작에 대한 걱정이나 그로 인한 행동 변화가 이어지는지를 중요하게 봅니다. 증상을 적어 둔 메모가 있으면 면담이 한결 수월해지므로, 진료 전에 발작이 있었던 날과 상황을 간단히 기록해 가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면담과 함께 몸의 다른 원인을 확인하는 검사도 진행되는데, 심전도로 심장 리듬을 확인하고 혈액 검사로 갑상선 호르몬, 혈당, 빈혈 여부 등을 살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미 내과나 응급실에서 검사를 받았다면 그 결과지를 가져가면 같은 검사를 반복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소 복용하는 약이나 영양제, 커피와 에너지 음료를 마시는 양, 음주와 흡연 습관도 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함께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감기약이나 다이어트 약, 천식 약처럼 신경을 자극하는 성분이 들어 있는 약이 두근거림과 불안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진료 과정에서 불안의 정도나 우울감을 확인하는 설문지를 작성하기도 하는데, 이는 증상의 심한 정도를 숫자로 파악해 치료 전후의 변화를 비교하는 데 쓰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것이 부담스러워 망설이는 사람도 많지만, 공황장애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가장 흔하게 진료하는 질환 가운데 하나이고 상담 내용은 본인 동의 없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습니다. 가까운 내과나 가정의학과에서 먼저 상담을 받고 필요하면 전문의에게 안내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혼자 인터넷 정보로만 판단하기보다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불필요한 걱정을 줄이는 지름길입니다.

약과 상담, 두 갈래 치료가 함께 갑니다
공황장애 치료의 중심이 되는 약은 우울증 치료에도 쓰이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흔히 SSRI라고 부르는 약)와 그와 비슷한 계열의 항우울제로, 뇌 속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되찾게 해서 발작이 일어나는 문턱을 높여 줍니다. 이 약들은 먹자마자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몇 주에 걸쳐 서서히 작용하기 때문에, 처음 얼마 동안은 변화가 없다고 느끼더라도 정해진 대로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복용 초기에 속이 불편하거나 오히려 불안이 잠시 늘어나는 느낌이 들 수 있는데, 이런 반응은 대개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며 불편하면 담당 의사와 상의해 용량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좋아진 뒤에도 재발을 막기 위해 일정 기간 약을 이어 가는 경우가 많고, 끊을 때도 의사와 상의해 천천히 줄여 나가는 것이 안전합니다.
항우울제가 효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동안에는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항불안제(알프라졸람, 클로나제팜 같은 약)를 함께 쓰기도 하는데, 이 약은 빠르게 불안을 가라앉혀 급한 발작 때 도움이 됩니다. 다만 오래 쓰면 몸이 약에 익숙해져 같은 효과를 내려면 양이 늘어나고, 갑자기 끊으면 불안이 다시 심해지는 금단 증상이 생길 수 있어 필요한 기간에만 처방대로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술과 함께 먹으면 졸림과 호흡 억제가 심해질 수 있어 복용 중에는 음주를 피해야 하고, 졸음이 올 수 있으므로 운전이나 기계 조작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약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때문에 치료를 미루기보다는 궁금한 점을 의사에게 충분히 묻고 이해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약과 함께 효과가 잘 알려진 치료가 인지행동치료(생각의 습관과 행동을 함께 바꾸는 상담 치료)인데, 몸의 감각을 곧바로 위험 신호로 받아들이는 생각을 찾아내 좀 더 현실적인 해석으로 바꾸는 연습을 하게 됩니다. 일부러 제자리 뛰기나 빠른 호흡으로 심장이 뛰는 감각을 만들어 내고, 그 감각이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몸으로 경험하게 하는 방법(내부 감각 노출)도 쓰입니다. 피해 왔던 장소를 쉬운 곳부터 단계적으로 다시 찾아가는 노출 훈련은 광장공포증이 함께 있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이 치료는 약을 끊은 뒤에도 스스로 발작에 대처하는 힘을 남겨 준다는 점에서 재발을 줄이는 데에도 의미가 있어, 약물치료와 함께 받거나 경우에 따라 단독으로 진행하기도 합니다.

커피 한 잔, 늦은 밤 휴대전화가 발작의 문턱을 낮춥니다
카페인은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신경을 각성시키기 때문에, 공황장애가 있는 사람은 커피나 에너지 음료, 진한 녹차를 마신 뒤 두근거림이 발작의 시작처럼 느껴져 불안이 커지는 일이 많습니다. 커피를 하루 아침부터 저녁까지 여러 잔 마시던 습관이 있다면 양을 조금씩 줄이거나 카페인이 없는 음료로 바꾸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갑자기 끊으면 두통이나 피로가 올 수 있어 천천히 줄이는 편이 낫습니다. 술은 마실 때는 긴장을 풀어 주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술이 깨면서 신경이 다시 예민해지고 수면의 질도 떨어뜨려 다음 날 불안을 키웁니다. 담배 역시 니코틴이 심장 박동을 빠르게 만들어 몸의 긴장을 높이므로, 공황 증상을 줄이는 데에는 금연이 도움이 됩니다.
잠이 부족하면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힘이 떨어져 작은 자극에도 불안이 쉽게 커지므로,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고 잠들기 전에는 휴대전화나 자극적인 영상을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걷기나 가벼운 달리기, 수영 같은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몸이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감각에 익숙해지게 해 주어, 두근거림을 덜 위협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처음에는 운동 중 심장이 빨리 뛰는 느낌 때문에 불안해질 수 있으니 가벼운 강도에서 시작해 몸이 적응하는 만큼 천천히 늘려 가는 것이 좋습니다. 식사를 거르면 혈당이 떨어지면서 떨림과 어지러움이 생겨 발작과 혼동되기 쉬우므로 끼니를 규칙적으로 챙기는 것도 생활 관리의 일부입니다.
발작이 시작될 것 같을 때는 숨을 빠르고 얕게 쉬게 되는데, 이런 과호흡이 오히려 손발 저림과 어지러움을 키우므로 코로 천천히 들이마시고 입으로 더 길게 내쉬는 복식호흡을 평소에 연습해 두면 도움이 됩니다. 발작 중에는 이 느낌이 위험하지 않고 몇 분 지나면 가라앉는다는 사실을 스스로 떠올리며, 억지로 증상을 없애려 애쓰기보다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태도가 불안의 악순환을 줄여 줍니다. 종이봉투를 입에 대고 숨을 쉬는 방법은 예전에 많이 알려졌지만, 실제로 심장이나 폐에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위험할 수 있어 권장되지 않습니다. 발작이 두려워 피하던 장소를 무리하게 한꺼번에 찾아가기보다, 치료를 받으면서 쉬운 단계부터 조금씩 늘려 가는 것이 일상을 되찾는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공황장애 자주 묻는 질문
공황발작으로 정말 죽거나 쓰러질 수도 있나요?
공황발작 중에는 곧 죽을 것 같은 공포가 너무 생생해서 많은 사람이 실제로 생명이 위험하다고 느끼지만, 공황발작 그 자체가 심장을 멈추게 하거나 숨을 끊어 놓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발작 때 심장이 빨리 뛰는 것은 몸이 위험에 대비해 일시적으로 속도를 올리는 반응이며, 건강한 심장은 이 정도의 부담을 충분히 견딜 수 있습니다. 어지러움 때문에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도, 발작 중에는 오히려 혈압이 오르는 쪽으로 몸이 반응하기 때문에 실제로 정신을 잃는 경우는 드뭅니다.
다만 이런 설명은 심장이나 폐 같은 몸의 질환이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경우에 해당하므로, 처음 겪는 가슴 통증과 숨참이라면 공황이라고 단정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평소와 다른 양상의 통증이 오래 이어지거나, 쉬어도 나아지지 않고 점점 심해진다면 응급실을 찾는 것이 안전합니다. 공황장애로 진단을 받은 뒤에도 증상의 모양이 크게 달라졌다면 다시 확인을 받아 보는 것이 좋습니다.
공황장애 약은 한 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하나요?
공황장애 치료에 쓰는 약은 증상이 좋아지고 일정 기간 안정된 상태가 유지되면 의사와 상의해 천천히 줄여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며, 대부분 평생 먹어야 하는 약은 아닙니다. 증상이 나아졌다고 바로 끊으면 다시 불안이 올라오거나 몸이 불편해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어, 얼마나 유지하고 어떻게 줄일지는 개인의 상태에 맞춰 정하게 됩니다. 항우울제 계열의 약은 중독을 일으키는 약이 아니므로, 오래 먹는다고 해서 약에 의존하게 될까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약을 줄이는 과정에서 증상이 다시 나타나면 이전 용량으로 돌아가 조금 더 유지한 뒤 다시 시도하는 방식으로 조절하기도 합니다. 인지행동치료를 함께 받아 발작에 대처하는 방법을 익혀 두면 약을 끊은 뒤에도 재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약에 대한 걱정이 있다면 혼자 판단해 중단하기보다 진료 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함께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발작이 오면 그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요?
발작이 시작되면 가능하면 안전한 곳에 앉거나 기대어 몸을 편하게 하고, 코로 천천히 들이마신 뒤 입으로 더 길게 내쉬는 호흡을 반복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지금 느끼는 감각은 불안이 만든 반응이고 몇 분 지나면 가라앉는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되뇌면서, 증상을 억지로 밀어내려 하기보다 파도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버티는 것이 좋습니다. 주변의 사물을 하나씩 눈으로 짚어 보거나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감각에 집중하는 것처럼 주의를 지금 이 자리로 돌리는 방법도 쓸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급할 때 먹도록 처방받은 약이 있다면 정해진 방법대로 복용하면 되지만, 처방받지 않은 다른 사람의 약을 얻어 먹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발작이 지나간 뒤에는 그 장소를 바로 피하기보다 잠시 머물며 몸이 진정되는 것을 경험하는 것이 다음 발작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발작이 자주 반복된다면 대처법만으로 버티기보다 치료를 받아 발작 자체를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공황장애가 있어도 운전이나 직장 생활을 계속할 수 있나요?
공황장애가 있다고 해서 운전이나 직장 생활을 그만두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치료를 받으면서 대부분의 사람이 일상과 일을 그대로 이어 갑니다. 운전 중 발작이 걱정된다면 증상이 안정될 때까지 고속도로나 긴 터널처럼 바로 멈추기 어려운 길은 잠시 피하고, 익숙한 짧은 거리부터 다시 시작하는 방법을 쓸 수 있습니다. 운전 중 발작이 시작될 것 같으면 비상등을 켜고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운 뒤 호흡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복용하는 약이 졸음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처음 약을 시작하거나 용량을 바꾼 직후에는 운전을 해도 괜찮은지 담당 의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직장에서는 업무량이나 근무 시간이 지나치게 많으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가능하다면 휴식을 규칙적으로 챙기고 무리한 야근을 줄이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병을 숨기느라 혼자 애쓰기보다 믿을 만한 가족이나 동료 한 사람에게라도 상황을 알려 두면 마음의 부담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