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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초신경염 증상 원인 확인

좋은 정보 포스팅 2026. 9. 29. 18:27

 

발끝이 저릿한 느낌, 그냥 넘겨도 될까?

오래 쪼그려 앉아 있다가 일어나면 발이 저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고, 이런 저림은 자세를 바꾸고 조금 지나면 저절로 풀리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자세와 상관없이 발끝이나 손끝이 계속 저릿하고, 양말을 한 겹 더 신은 것처럼 감각이 둔하게 느껴지는 날이 이어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런 변화는 몸 곳곳으로 뻗어 나간 가느다란 신경이 손상되었을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흔히 말초신경염이라고 부르는 상태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처음에는 증상이 가볍고 들쭉날쭉해서 피곤한 탓이나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탓으로 여기기 쉽지만, 원인을 그대로 두면 감각이 점점 무뎌지거나 통증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말초신경염이라는 이름에는 염증을 뜻하는 '염'이 붙어 있지만, 실제로는 염증 때문만이 아니라 당뇨병, 음주, 영양 결핍, 약물 등 여러 이유로 말초신경이 손상된 상태를 두루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 의학적으로는 말초신경병증(말초신경에 생긴 병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며, 일상에서는 두 말이 거의 같은 뜻으로 섞여 쓰입니다. 이름이 어떻든 중요한 점은 신경 자체보다는 신경을 망가뜨린 배경 질환이나 습관이 따로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림 증상만 잠깐 가라앉히는 것보다 왜 신경이 손상되었는지를 찾는 과정이 훨씬 중요합니다.

 

말초신경 손상은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본인도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흔하고, 증상이 꽤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게 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며칠 사이에 다리 힘이 빠르게 약해지는 형태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서둘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손발의 감각 변화가 몇 주 이상 이어지거나 점점 넓어진다면 단순한 저림으로 넘기지 않고 원인을 확인해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뇌에서 손끝까지, 말초신경이 맡은 일

우리 몸의 신경은 크게 뇌와 척수로 이루어진 중추신경과, 척수에서 갈라져 나와 팔다리와 피부, 근육, 내장까지 뻗어 있는 말초신경으로 나뉩니다. 말초신경은 전선처럼 신호를 주고받는 통로 역할을 하는데, 손끝이 뜨거운 컵에 닿았다는 정보를 뇌로 올려 보내고, 손을 떼라는 명령을 다시 근육으로 내려보내는 일이 모두 이 신경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 통로가 손상되면 신호가 약해지거나 끊기고, 때로는 아무 자극이 없는데도 잘못된 신호가 만들어져서 저림이나 따끔거림, 화끈거림 같은 이상한 감각이 생깁니다.

 

말초신경은 하는 일에 따라 감각신경, 운동신경, 자율신경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감각신경은 촉감, 온도, 통증, 발의 위치 같은 정보를 전달하고, 운동신경은 근육을 움직이게 하며, 자율신경은 혈압, 땀, 소화, 방광처럼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저절로 조절되는 기능을 맡습니다. 어느 신경이 주로 손상되었느냐에 따라 증상의 모양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말초신경염이라도 어떤 사람은 저림만 느끼고 어떤 사람은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일어설 때 어지러움을 겪게 됩니다.

 

신경섬유 가운데 가장 긴 것은 척수에서 발끝까지 이어지는 신경인데, 길이가 길수록 영양을 공급받고 노폐물을 처리하는 부담이 커서 몸 전체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가장 먼저 탈이 나기 쉽습니다. 말초신경염이 대개 발끝에서 먼저 시작되고 손보다 발에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신경섬유를 감싸서 신호가 빠르게 전달되도록 돕는 막(수초라고 부릅니다)이 손상되는지, 신경섬유 자체가 손상되는지에 따라서도 병의 경과와 회복 속도가 달라집니다.

 

높은 혈당, 잦은 술자리, 부족한 비타민이 신경을 해칠 때

말초신경염의 원인으로 가장 흔하게 꼽히는 것은 당뇨병이며, 혈당이 높은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신경 자체가 손상되고 신경에 피를 공급하는 아주 가는 혈관도 함께 망가져서 발끝부터 감각이 둔해지기 시작합니다. 당뇨병 진단을 받기 전부터 혈당이 높은 상태가 이어졌다면 당뇨병을 처음 알게 된 시점에 이미 신경 손상이 시작된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원인 모를 발 저림으로 검사를 받다가 당뇨병을 처음 발견하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술을 많이 마신 경우에도 말초신경이 손상될 수 있는데, 알코올 자체가 신경에 해를 끼치는 데다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은 식사가 불규칙해서 비타민B1(티아민)을 비롯한 영양소가 모자라기 쉽기 때문입니다. 비타민B12가 부족한 경우도 신경 손상의 원인이 되며, 위 절제 수술을 받았거나 채식 위주의 식사를 오래 이어 왔거나, 당뇨병 약인 메트포르민을 오래 복용한 경우에는 흡수가 줄어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반대로 비타민B6는 모자라도 문제지만 영양제로 지나치게 많이 먹어도 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어서, 영양제를 여러 종류 겹쳐 먹는 습관도 한 번쯤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약물로 인한 신경 손상도 적지 않은데, 일부 항암제는 치료 과정에서 손발 저림을 흔하게 일으키며, 결핵약이나 일부 항생제, 부정맥 약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만성 콩팥병, 간 질환처럼 몸 전체의 대사에 영향을 주는 병도 말초신경을 약하게 만들고, 납이나 수은 같은 중금속이나 유기용제에 오래 노출되는 작업 환경도 원인이 됩니다. 대상포진처럼 바이러스가 특정 신경에 자리를 잡는 감염이나 HIV 감염, 매독, 라임병 같은 감염병도 신경 손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면역 체계가 자기 신경을 공격하는 형태도 있는데, 감기나 장염을 앓고 나서 며칠에서 몇 주 뒤에 다리 힘이 빠르게 약해지는 길랭바레증후군이 대표적이고, 이보다 천천히 몇 달에 걸쳐 진행하는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신경병증(신경을 감싼 막이 면역 반응으로 계속 손상되는 병)도 있습니다. 샤르코마리투스병처럼 유전 때문에 생기는 신경병증은 어릴 때부터 발 모양이 높은 아치형이거나 가족 가운데 비슷한 증상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원인이 다양하다 보니 여러 검사를 거쳐도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런 경우를 특발성(원인을 알 수 없다는 뜻)이라고 부릅니다.

 

양말과 장갑을 낀 자리처럼 번져 가는 감각 변화

말초신경염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양쪽 발끝에서 시작되는 저림과 따끔거림이며, 시간이 지나면서 발등과 발목, 종아리 쪽으로 천천히 올라오고, 정강이 중간쯤까지 증상이 올라올 무렵에는 손끝에도 비슷한 느낌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이 나타나는 범위가 양말과 장갑을 낀 자리와 비슷하다고 해서 흔히 양말 장갑 분포라고 부르며, 좌우가 거의 대칭으로 나타난다는 점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이런 모양은 신경이 길수록 먼저 탈이 나는 성질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한쪽 팔이나 한쪽 다리에만 증상이 몰려 있는 경우와는 원인이 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과 함께 오히려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도 많은데, 발바닥이 화끈거리거나 전기가 오듯 찌릿하거나 칼로 베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고, 이불이 발에 스치기만 해도 아프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통증은 낮보다 밤에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잠을 설치게 만들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다음 날 통증을 더 예민하게 느끼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가는 신경섬유가 주로 손상되는 소섬유 신경병증(통증과 온도 감각을 맡는 가느다란 신경의 손상)에서는 화끈거림이 두드러지는 반면 겉으로 드러나는 근력 약화는 거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의 위치를 느끼는 감각이 떨어지면 어두운 곳에서 걸을 때 휘청거리거나 눈을 감고 서 있으면 몸이 흔들리고, 바닥을 밟는 느낌이 솜 위를 걷는 것처럼 둔해지기도 합니다. 운동신경까지 손상되면 발목에 힘이 빠져 계단에서 발이 걸리거나 슬리퍼가 자꾸 벗겨지고, 손에 힘이 약해져 병뚜껑을 여는 일이나 단추를 채우는 일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이런 변화는 넘어짐으로 이어지기 쉬워서 나이가 많은 분일수록 골절 같은 2차 사고를 조심해야 합니다.

 

자율신경이 함께 손상되면 앉았다가 일어설 때 눈앞이 캄캄해지는 어지러움, 땀이 너무 많이 나거나 거의 나지 않는 변화, 변비와 설사가 번갈아 나타나는 소화 문제, 소변을 보기 어렵거나 발기가 잘 되지 않는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손발 저림과 따로 떨어진 문제처럼 보여서 서로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뇨병을 오래 앓은 분이 이런 증상을 함께 겪는다면 자율신경 손상 가능성을 진료 때 함께 이야기하는 편이 좋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이나 허리디스크와는 어떻게 다를까?

손발이 저리다고 해서 모두 말초신경염은 아니며, 비슷한 저림을 일으키는 질환이 여럿 있어서 증상이 나타나는 자리와 모양을 따져 보면 어느 쪽에 가까운지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안쪽의 좁은 통로에서 한 개의 신경이 눌리는 병이어서 엄지부터 약지 절반까지만 저리고 새끼손가락은 멀쩡한 경우가 많으며, 밤에 손이 저려 깨서 손을 털면 나아지는 모습이 흔합니다. 허리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은 척추에서 신경뿌리가 눌리는 병이라서 허리나 엉덩이 통증과 함께 한쪽 다리를 따라 길게 뻗치는 저림이 생기고, 허리를 숙이거나 오래 걸을 때 증상이 달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저녁이나 밤에 쉬고 있을 때 다리 속이 벌레가 기어가는 듯 불편해서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강하게 생기고, 실제로 움직이면 잠시 나아지는 것이 특징이어서 움직여도 그대로인 말초신경염의 저림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말초동맥질환(다리 혈관이 좁아져 피가 잘 가지 않는 병)은 걸을 때 종아리가 조여 오듯 아프다가 잠시 쉬면 풀리고, 발이 차고 창백하며 발등의 맥박이 약하게 만져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졸중은 한쪽 얼굴과 팔다리에 갑자기 감각 저하나 마비가 오고 말이 어눌해지는 등 몇 분에서 몇 시간 사이에 급격하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서서히 진행하는 말초신경염과 구별됩니다.

 

질환 증상이 나타나는 자리 눈여겨볼 특징
말초신경염 양쪽 발끝에서 시작해 위로, 이후 손끝까지 좌우 대칭, 서서히 진행, 밤에 화끈거림
손목터널증후군 엄지, 검지, 중지, 약지 일부 밤에 저려서 깸, 손을 털면 나아짐
허리디스크, 척추관 협착증 허리나 엉덩이에서 한쪽 다리를 따라 길게 허리 통증 동반, 자세나 걷기에 따라 변함
하지불안증후군 다리 속 깊은 곳 저녁과 밤에 심함, 움직이면 잠시 나아짐
말초동맥질환 종아리, 발 걸으면 아프고 쉬면 풀림, 발이 차고 창백함

 

현실에서는 이런 질환이 한 사람에게 겹쳐 나타나는 경우도 많은데, 당뇨병이 있는 분은 말초신경염과 손목터널증후군이 함께 생기기 쉽고, 나이가 들면 척추관 협착증과 말초신경염이 동시에 있어서 증상이 뒤섞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표에 나온 특징은 어디까지나 짐작을 돕는 기준일 뿐이고, 스스로 한 가지 병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증상이 시작된 시기와 범위, 악화되는 상황을 정리해서 진료 때 설명하는 편이 정확한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병원에서는 무엇을 보고 어떤 검사를 할까?

진료는 대개 증상이 언제부터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어떤 약을 먹고 있는지, 술을 얼마나 마시는지, 가족 가운데 비슷한 증상을 가진 사람이 있는지 등을 자세히 묻는 데서 시작됩니다. 이어서 발끝에 진동하는 소리굽쇠를 대어 떨림을 느끼는지, 가는 나일론 실이나 핀으로 건드렸을 때 감각이 있는지, 무릎과 발목을 두드렸을 때 반사가 제대로 나오는지, 발가락과 발목에 힘이 얼마나 들어가는지를 확인합니다. 이런 간단한 확인만으로도 신경 손상이 어느 범위까지 퍼졌는지를 대략 알 수 있어서, 이후에 어떤 검사가 필요한지 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원인을 찾기 위해 피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최근 두세 달 동안의 평균 혈당을 반영하는 수치)로 당뇨병 여부를 확인하고, 비타민B12 수치, 갑상선 기능, 콩팥과 간 기능, 빈혈 여부 등을 함께 봅니다. 필요하면 면역 이상이나 특정 감염, 혈액 속 비정상 단백질 등을 확인하는 검사를 추가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당뇨병이나 갑상선 질환이 발견되기도 하므로, 저림 증상 하나 때문에 검사를 받는 일이 오히려 건강 전체를 점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신경이 실제로 얼마나 손상되었는지를 보려면 신경전도검사(피부 위에서 약한 전기 자극을 주어 신호가 전달되는 속도와 세기를 재는 검사)와 근전도검사(가는 바늘을 근육에 넣어 근육의 전기 신호를 확인하는 검사)를 합니다. 이 검사로 신경섬유 자체가 손상되었는지 신경을 감싼 막이 손상되었는지, 한 개의 신경이 눌린 것인지 여러 신경이 고르게 손상된 것인지를 구별할 수 있어서 원인을 좁혀 가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검사 중에 따끔하거나 찌릿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대부분 참을 만한 정도이며, 검사가 끝나면 곧 사라집니다.

 

통증과 온도 감각을 맡는 가느다란 신경만 손상된 경우에는 신경전도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오는 일이 있어서, 검사가 정상인데도 증상이 뚜렷하다면 피부를 아주 조금 떼어 신경 말단을 세어 보는 피부 생검이나 땀 분비를 확인하는 자율신경 검사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원인이 분명하지 않고 병이 빠르게 진행하는 드문 경우에는 신경 조직 일부를 떼어 보는 신경 생검을 하기도 하고, 척추 문제가 의심되면 MRI 같은 영상 검사를 함께 합니다.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고 해서 증상이 꾀병이라는 뜻은 아니므로, 불편이 계속된다면 의료진과 상의해 다른 검사를 이어 가는 것이 좋습니다.

 

원인을 바로잡는 치료와 통증을 달래는 치료

말초신경염 치료의 중심은 신경을 손상시킨 원인을 찾아 바로잡는 것이며, 당뇨병이 원인이라면 혈당을 꾸준히 목표 범위 안에 유지하는 것이 신경 손상이 더 진행되는 것을 늦추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비타민B12가 부족하다면 먹는 약이나 주사로 보충하고, 술이 원인이라면 술을 끊으면서 비타민B1을 비롯한 영양을 채우며, 특정 약물이 원인으로 의심되면 의료진과 상의해 용량을 조절하거나 다른 약으로 바꾸는 방법을 찾습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콩팥병처럼 바탕에 있는 병이 있다면 그 병을 치료하는 것이 곧 신경을 지키는 치료가 됩니다.

 

면역 반응 때문에 생긴 길랭바레증후군이나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신경병증은 면역글로불린 주사나 혈장교환술(혈액에서 신경을 공격하는 물질을 걸러 내는 치료), 스테로이드 같은 면역 조절 치료를 합니다. 길랭바레증후군은 호흡 근육까지 약해질 수 있어서 입원해 상태를 가까이 지켜보며 치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렇게 원인에 따라 치료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비슷한 저림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효과가 있었던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신경 통증은 일반 진통제로는 잘 듣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신경의 과민한 신호를 가라앉히는 약을 따로 씁니다. 프레가발린이나 가바펜틴 같은 항경련제 계열, 둘록세틴 같은 일부 항우울제 계열, 아미트립틸린 같은 약이 흔히 쓰이는데, 여기서 항우울제라는 이름은 우울증 때문이 아니라 통증 신호를 조절하는 작용 때문에 쓰는 것입니다. 이런 약은 졸림이나 어지러움 같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서 적은 용량으로 시작해 천천히 늘리며,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며칠 먹고 효과가 없다고 바로 끊기보다는 처방한 의료진과 상의해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통증이 좁은 부위에 몰려 있다면 리도카인 패치나 캡사이신 크림처럼 피부에 붙이거나 바르는 약을 쓰기도 하고, 당뇨병성 신경병증에는 알파리포산 같은 약이 함께 처방되기도 합니다. 근력이 약해졌거나 균형 감각이 떨어졌다면 재활 운동으로 근육을 유지하고 걸음걸이를 교정하며, 발목이 처지는 경우에는 보조기를 써서 걷는 것을 돕기도 합니다. 신경은 회복이 느린 조직이어서 원인을 바로잡은 뒤에도 좋아지기까지 몇 달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고, 손상이 오래되었다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어서 조급해하지 않고 꾸준히 관리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감각이 무뎌진 발을 지키려면 매일 무엇을 해야 할까?

발의 감각이 둔해지면 작은 상처나 물집이 생겨도 아프지 않아서 모르고 지나치기 쉽고, 그렇게 방치된 상처가 곪거나 궤양(피부가 깊게 헐어 잘 낫지 않는 상처)으로 번지는 경우가 있어서 매일 발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씻은 뒤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까지 살펴서 상처, 물집, 굳은살, 색 변화가 있는지 보고, 발바닥이 잘 보이지 않는다면 거울을 쓰거나 가족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발을 씻은 뒤에는 발가락 사이까지 물기를 꼼꼼히 닦고, 발톱은 일자로 너무 짧지 않게 자르며, 굳은살은 직접 칼로 깎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온도 감각이 떨어진 발은 뜨거운 물이나 전기장판, 핫팩에 데어도 제때 알아채지 못하기 때문에, 목욕물은 발 대신 손이나 온도계로 먼저 확인하고 잠잘 때 전기장판 위에 발을 오래 올려 두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맨발로 다니면 바닥의 작은 돌이나 유리 조각에 다쳐도 모를 수 있어서 집 안에서도 양말이나 실내화를 신는 습관이 도움이 됩니다. 신발은 발가락 쪽이 넉넉하고 바닥이 단단하며 발등을 조이지 않는 것으로 고르고, 새 신발은 처음부터 오래 신지 말고 짧은 시간부터 신으면서 발에 빨갛게 눌린 자국이 생기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균형 감각이 떨어졌다면 넘어짐을 막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밤에 화장실 가는 길에 작은 조명을 켜 두고, 미끄러운 매트나 바닥에 널린 전선을 치우고, 욕실에 손잡이와 미끄럼 방지 매트를 두는 것만으로도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걷기, 실내 자전거, 수영처럼 관절에 무리가 적은 운동은 혈당 조절과 근력 유지에 도움이 되고, 한 발로 서기나 발뒤꿈치 들기 같은 간단한 균형 운동도 벽이나 의자를 잡고 안전하게 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발에 상처가 있거나 감각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면 오래 걷는 운동보다 발에 부담이 적은 운동을 고르는 편이 좋습니다.

 

식사와 생활 습관도 신경 건강과 직결되는데, 당뇨병이 있다면 식사량과 운동, 약 복용을 꾸준히 지켜 혈당이 크게 오르내리지 않게 하고, 술은 줄이는 수준이 아니라 끊는 것을 목표로 하는 편이 신경 회복에 유리합니다. 흡연은 신경에 피를 공급하는 가는 혈관을 좁게 만들어서 신경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금연도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좋다는 영양제를 여러 가지 한꺼번에 먹는 것은 오히려 비타민B6 과다처럼 신경에 해가 될 수 있어서, 영양제를 먹고 있다면 진료 때 종류와 양을 알려 두는 것이 좋습니다.

 

며칠 사이에 다리 힘이 빠진다면 서둘러야 하는 이유

대부분의 말초신경염은 몇 달에서 몇 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하지만, 며칠 사이에 양쪽 다리 힘이 눈에 띄게 약해지고 그 약해짐이 팔 쪽으로 올라오는 느낌이 든다면 길랭바레증후군 같은 급성 신경병증일 수 있어서 곧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합니다. 이 병은 숨 쉬는 근육이나 삼키는 근육까지 약해질 수 있어서, 숨이 차거나 음식을 삼키기 어렵거나 말소리가 달라지는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더욱 서둘러야 합니다. 감기나 장염을 앓고 나서 몇 주 안에 이런 증상이 시작되었다면 그 사실도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한쪽 얼굴과 같은 쪽 팔다리에 갑자기 감각이 떨어지거나 힘이 빠지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시야가 흐려진다면 말초신경염이 아니라 뇌졸중일 가능성을 먼저 생각해야 하며, 이 경우는 증상이 시작된 시각을 기억해 두고 바로 119에 연락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저림과 함께 대소변을 참기 어렵거나 반대로 소변이 나오지 않고, 엉덩이와 항문 주변이 안장을 댄 모양으로 무감각해진다면 척추 신경이 심하게 눌린 상태일 수 있어서 역시 응급 진료가 필요합니다. 이런 증상은 기다린다고 좋아지지 않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후유증이 남을 수 있습니다.

 

응급 상황이 아니더라도 발에 생긴 상처가 잘 낫지 않고 붉게 부어오르거나 고름이 나오거나 냄새가 난다면 감염이 진행되고 있을 수 있어서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하며, 당뇨병이 있는 분이라면 더욱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원인 모르게 체중이 줄면서 저림이 빠르게 번지는 경우, 한쪽 발목이나 손목이 갑자기 처지는 경우, 여러 신경이 여기저기 따로따로 손상되는 모양을 보이는 경우에도 혈관염 같은 다른 병이 숨어 있을 수 있어서 검사를 서두르는 편이 안전합니다.

말초신경염 자주 묻는 질문

말초신경염은 완전히 나을 수 있는 병인가요?

회복 정도는 원인과 손상된 기간, 손상된 신경의 종류에 따라 크게 다르며, 비타민B12 결핍이나 특정 약물처럼 원인이 분명하고 일찍 바로잡은 경우에는 증상이 상당 부분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길랭바레증후군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많은 분이 몇 달에 걸쳐 회복하지만, 일부는 힘이 약한 상태나 저림이 남기도 합니다.

 

반면 당뇨병처럼 오랫동안 이어진 원인으로 신경이 이미 많이 손상되었다면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가기는 어렵고, 치료 목표가 더 나빠지지 않게 막고 통증을 줄여 일상생활을 편하게 하는 쪽에 맞춰집니다. 그래서 증상이 가벼울 때 원인을 찾고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손발 저림은 혈액순환 문제 아닌가요?

손발이 저리면 혈액순환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지속되는 저림의 상당수는 혈관보다는 신경 문제에서 비롯됩니다. 혈관이 좁아져 생기는 말초동맥질환은 주로 걸을 때 종아리가 아프다가 쉬면 풀리고, 발이 차고 창백하며 상처가 잘 낫지 않는 모습을 보여서 가만히 있을 때도 저리고 화끈거리는 말초신경염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혈액순환 개선을 내세우는 제품이나 영양제에만 기대다 보면 정작 당뇨병이나 비타민 결핍 같은 진짜 원인을 늦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두 문제가 한 사람에게 함께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저림이 몇 주 이상 이어진다면 원인을 검사로 확인한 뒤 관리 방법을 정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어느 진료과를 먼저 찾아가면 되나요?

양쪽 발끝부터 시작해 대칭으로 올라오는 저림이라면 신경을 전문으로 보는 신경과에서 신경전도검사와 원인 검사를 함께 받을 수 있고, 이미 당뇨병 치료를 받고 있다면 다니던 내과에서 먼저 상담한 뒤 필요하면 신경과로 연결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허리 통증과 함께 한쪽 다리로 뻗치는 저림이라면 척추 문제를 먼저 확인할 수 있는 진료과를 찾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어느 과를 먼저 가든 증상이 언제 어디서 시작되어 어떻게 번졌는지, 먹고 있는 약과 영양제, 음주량, 가족력 같은 정보를 미리 정리해 가면 진료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다만 며칠 사이에 힘이 빠르게 빠지거나 숨이 차는 경우처럼 앞에서 말한 급한 증상이 있다면 진료과를 고민할 것 없이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신경통 약은 평생 먹어야 하나요?

신경 통증을 줄이는 약은 신경을 고치는 약이라기보다 과민해진 통증 신호를 가라앉혀 생활을 편하게 해 주는 약이어서, 원인이 해결되고 통증이 줄어들면 용량을 줄이거나 끊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원인이 계속 이어지는 경우에는 오랫동안 복용하면서 효과와 부작용을 살펴 가며 용량을 조절하게 됩니다.

 

이런 약 가운데 일부는 갑자기 끊으면 어지러움이나 불안, 잠이 오지 않는 증상 같은 불편이 생길 수 있어서, 좋아졌다고 느끼더라도 스스로 끊지 않고 처방한 의료진과 상의해 천천히 줄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약만으로 통증을 모두 없애기보다는 혈당 관리, 금주, 발 관리, 꾸준한 운동을 함께 이어 갈 때 약의 양을 줄일 여지도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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