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궁경부암의 국내 현황과 유병률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에게 발생하는 악성종양 중 네 번째로 흔한 암종으로, 세계보건기구(WHO)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에서 연간 약 60만 4천 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34만 1천 명이 사망하였습니다. 국내에서는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21년 국가암등록통계를 기준으로 자궁경부암 신규 발생자 수가 3,273명이었으며, 여성암 발생 순위 7위를 기록하였습니다.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8.9명으로, 1990년대 후반 20명 이상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자궁경부암 검진 국가사업 도입 이후 현저히 감소하였습니다. 그러나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는 오히려 자궁경부암 발생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가 관찰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사망자 수는 2021년 기준 898명으로,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5년 상대생존율은 80.1%로 보고되었습니다. 이 수치는 조기 발견이 이루어질 경우 90% 이상으로 상승하지만, 3기 이후에는 50% 미만으로 급격히 하락하는 점에서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내 자궁경부암 환자의 평균 진단 연령은 약 51세이지만, HPV 감염 연령대가 낮아짐에 따라 전암 병변 진단 연령은 30대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자궁경부암의 정의와 발생 기전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인 자궁경부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입니다. 조직학적으로는 편평상피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이 전체의 약 70~75%를 차지하며, 선암(adenocarcinoma)이 20~25%, 그 외 선편평상피암, 소세포암 등이 나머지를 구성합니다. 발생 기전의 핵심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의 지속 감염입니다. 자궁경부는 편평상피와 원주상피가 만나는 이행대(transformation zone)가 존재하는데, 이 부위는 HPV 감염에 취약한 미성숙 화생상피 세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HPV는 현재 200개 이상의 유형이 알려져 있으며, 그 중 고위험군 HPV(특히 16형과 18형)가 자궁경부암의 99.7%에서 검출됩니다. HPV 16형은 편평상피세포암의 60%, HPV 18형은 선암의 45%에서 주된 원인 바이러스로 확인됩니다. 감염된 HPV의 E6 단백질은 종양억제유전자 p53을 분해하고, E7 단백질은 세포주기 억제자 pRb를 불활성화함으로써 세포의 무제한 증식과 세포 사멸 회피를 유도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수년에 걸쳐 진행되면서 정상 상피 → 경도 이형성(CIN 1) → 중등도 이형성(CIN 2) → 고도 이형성(CIN 3) → 상피내암 → 침윤성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HPV 최초 감염에서 침윤암 발생까지는 평균 10~15년이 소요되므로, 이 기간 내 적절한 검진과 개입이 이루어진다면 자궁경부암으로의 진행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자궁경부암 1기 초기증상
자궁경부암 1기는 종양이 자궁경부에만 국한된 단계로, 임상 증상이 매우 경미하거나 전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정기 검진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러나 일부 환자에서는 다음과 같은 초기 신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비정상적 질 출혈입니다. 특히 성관계 후 발생하는 접촉성 출혈(postcoital bleeding)은 자궁경부 표면의 종양이 마찰에 의해 손상되면서 발생하며, 자궁경부암 초기에서 비교적 특징적인 증상입니다.
월경과 무관한 비주기적 소량 출혈, 폐경 후 출혈도 중요한 경고 신호입니다. 질 분비물의 변화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수양성(맑은 물처럼 묽은) 분비물이 증가하고, 진행되면서 혈성 또는 악취를 동반한 분비물로 변화합니다. 1기 자궁경부암의 경우 골반 통증은 일반적으로 없으나, 일부 환자에서 하복부 둔통이나 성교통(dyspareunia)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임상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증상들이 자궁경부미란(erosion), 자궁경관염, 자궁근종 등 양성 질환과 구별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증상이 지속될 경우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를 방문하여 자궁경부암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자궁경부암 2기 증상과 진행
자궁경부암 2기는 종양이 자궁경부를 벗어나 질 상부 2/3까지 또는 자궁 주위 결합조직(parametrium) 일부까지 침윤한 단계입니다. 이 시기부터는 보다 뚜렷한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질 출혈의 양과 빈도가 증가하여 생리량을 초과하거나 생리 기간과 무관하게 반복적으로 출혈이 발생합니다. 질 분비물은 황녹색이나 갈색을 띠며, 종양 조직의 괴사로 인한 특유의 악취를 동반합니다. 이 시기에 등장하는 중요한 증상 중 하나는 골반 통증입니다.
종양이 자궁 주위 조직을 침윤하면서 신경 구조물을 압박하기 시작하고, 하복부와 골반 부위에 지속적인 둔통 혹은 압박감이 발생합니다. 성교통도 심화되어 많은 환자들이 성생활을 기피하게 됩니다. 2기 후반에서는 자궁 주위 결합조직의 침윤이 골반벽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2B기 이하)에도 이미 림프절 전이가 동반된 경우가 있어, 영상 검사에서 골반 림프절 비대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국내 자료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2기 진단 시 골반 림프절 전이율은 약 20~30%에 달합니다. 배뇨 시 불쾌감이나 잦은 소변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종양이 방광 방향으로 자궁 전방 조직을 압박하기 때문입니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 개입 없이는 빠르게 3기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자궁경부암 3기 증상과 전이 징후
자궁경부암 3기는 종양이 질 하부 1/3까지 침윤하거나(3A기) 골반벽까지 도달하거나 요관 폐쇄(3B기), 또는 골반 및 대동맥 주위 림프절에 전이가 확인된 경우(3C기)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증상이 상당히 심각해집니다. 요관 폐쇄는 3기 자궁경부암의 중요한 합병증으로, 종양이 요관을 압박하여 신장에서 방광으로의 소변 배출을 방해합니다. 이로 인해 수신증(hydronephrosis)이 발생하고, 신장 기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환자는 편측 또는 양측 요통을 호소하며, 심한 경우 신부전으로 진행합니다. 하지 부종도 3기에서 두드러집니다. 종양에 의한 골반 림프절 전이로 인해 림프 배액이 차단되면 하지 림프부종이 발생하며, 한쪽 다리가 반대쪽보다 뚜렷하게 굵어지는 비대칭적 부종이 나타납니다. 좌골신경통과 유사한 하지 방사통도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골반 내 신경총의 침범을 의미합니다. 지속적이고 심한 골반 통증은 골반벽 침윤과 관련이 있으며, 이 시기 통증은 일반 진통제로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뇨 곤란, 빈뇨, 혈뇨 등의 비뇨기 증상이 뚜렷해지며, 종양이 방광이나 직장 방향으로 침윤할 경우 방광자궁경부루나 직장자궁경부루의 전구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자궁경부암 4기 말기 증상
자궁경부암 4기는 종양이 방광이나 직장 점막까지 침윤하거나(4A기) 폐, 간, 뼈 등 원격 장기에 전이된 경우(4B기)입니다. 4기 자궁경부암의 증상은 종양 침범 장기에 따라 다양합니다. 방광 침범 시에는 혈뇨, 배뇨통, 잔뇨감이 나타나며, 종양과 방광 사이에 누공이 형성되면 질을 통해 소변이 새는 방광질루(vesicovaginal fistula)가 발생합니다. 직장 침범 시에는 혈변, 점액변, 배변 시 통증이 발생하며, 직장질루(rectovaginal fistula)로 인해 질을 통해 대변이 누출되는 심각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원격 전이가 발생하면 전이 부위에 따른 증상이 추가됩니다. 폐 전이 시 호흡곤란, 만성 기침, 혈담이 나타나며, 간 전이 시 우상복부 통증과 황달, 복수가 생깁니다. 뼈 전이는 심한 골통증과 병적 골절 위험을 높이며, 척추 전이 시 하반신 마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전신 증상으로는 체중 감소, 식욕 부진, 극심한 피로감, 빈혈이 두드러집니다. 종양에 의한 만성 출혈과 골수 기능 저하로 심한 빈혈이 발생하며, 헤모글로빈 수치가 7~8 g/dL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4기 자궁경부암은 완치보다 증상 조절과 삶의 질 유지를 목표로 치료 방향이 설정됩니다.

자궁경부암의 주요 위험인자와 원인
자궁경부암의 가장 핵심적인 원인은 HPV의 지속 감염이며, 이 외에도 다수의 위험인자가 발암 과정을 촉진합니다. 성 행동 관련 위험인자로는 이른 첫 성관계(16세 이전), 다수의 성 파트너(평생 3명 이상), 고위험 HPV 감염 파트너와의 성관계 등이 있습니다. 성관계를 통한 HPV 전파가 자궁경부암의 근본 원인이므로, 성 행동과 관련된 위험인자는 직접적인 HPV 감염 기회와 연결됩니다. 면역 억제 상태는 HPV의 지속 감염을 촉진합니다. HIV 감염 여성은 정상 면역을 가진 여성에 비해 자궁경부암 발생 위험이 5~6배 높으며,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여성도 고위험군에 해당합니다.
흡연은 자궁경부 점막의 국소 면역 기능을 저하시키고, 담배 성분의 대사산물이 자궁경부 점액 내에 축적되어 세포 DNA 손상을 유발합니다. 흡연 여성은 비흡연 여성에 비해 자궁경부암 발생 위험이 약 2배 높습니다. 장기간 경구피임약 복용도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5년 이상 복용 시 자궁경부암 위험이 약 1.9배 증가하며, 10년 이상에서는 2.5배 이상으로 높아집니다. 이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HPV의 E6, E7 유전자 발현을 촉진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산(3회 이상 만삭 분만), 낮은 사회경제적 수준으로 인한 검진 미수검, 클라미디아 등 다른 성매개감염 동반도 위험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자궁경부암 고위험군
자궁경부암 고위험군은 일반 인구보다 발생 위험이 현저히 높아 보다 집중적인 검진과 예방 전략이 필요한 집단입니다.
첫째, HPV 고위험형 감염 확인자입니다. HPV 16형 또는 18형 양성이 확인된 경우 일반 HPV 양성자보다 자궁경부암 발생 위험이 월등히 높으므로, 6개월 간격의 집중 추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둘째, CIN(자궁경부 상피내종양) 2~3 진단 후 치료 이력이 있는 여성입니다. 이들은 치료 후에도 HPV 재감염 및 재발 위험이 높아 25년간 장기 추적 관찰이 권고됩니다.
셋째, HIV 감염 여성으로, 매년 세포진 검사와 HPV 검사 병행이 권고됩니다.
넷째, 장기이식 및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억제 치료 중인 여성입니다.
다섯째, 어머니가 임신 중 DES(diethylstilbestrol)를 복용한 여성은 자궁 기형 및 질선암 위험이 높아 별도 추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여섯째, 5년 이상 자궁경부암 검진을 받지 않은 여성입니다.
국내 자궁경부암 국가검진 수검률은 2021년 기준 53.8%로, 거의 절반의 대상자가 검진을 받지 않고 있는 현실입니다. 검진 미수검 여성은 증상 발현 시 이미 진행된 병기로 진단받는 경우가 유의하게 많습니다. 또한 HPV 백신 미접종 상태에서 성 활동을 시작한 청년 여성도 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자궁경부암 진단과 검사법
자궁경부암의 확진과 병기 결정을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체계적 검사가 시행됩니다.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Pap smear)는 1차 선별 검사로, 자궁경부 표면의 세포를 채취하여 이형성 세포 여부를 확인합니다. 국내에서는 만 20세 이상 여성에게 2년마다 국가암검진으로 제공되며, 민감도는 약 55~80%입니다. HPV DNA 검사는 세포진 검사와 병행하는 병행 검사(co-testing)로 사용되며, 민감도가 90~95%에 달해 이형성 세포 발견 전 HPV 고위험형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포진 검사 또는 HPV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질확대경 검사(colposcopy)를 시행합니다.
자궁경부에 아세트산 용액을 도포한 후 확대경으로 관찰하며, 의심 병변에서 조직 생검을 시행하여 CIN 등급이나 침윤암 여부를 확인합니다. 원추형 절제술(conization)은 진단적 목적과 동시에 치료적 목적으로도 시행되며, 절제된 조직으로 정확한 병리 진단이 가능합니다. 침윤암이 확인되면 병기 결정을 위한 영상 검사가 뒤따릅니다. MRI(자기공명영상)는 종양 크기 측정 및 주위 조직 침윤 정도 평가에 가장 우수한 검사로, 자궁경부 간질 침윤 깊이와 자궁방 침윤 여부 확인에 활용됩니다. CT(컴퓨터단층촬영)는 골반 및 대동맥 주위 림프절 전이, 원격 전이 여부 확인에 사용됩니다. PET-CT는 림프절 전이와 원격 전이의 동시 평가에 유용하며, 3기 이상 자궁경부암에서 치료 전 병기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혈액검사에서는 SCC(squamous cell carcinoma) 항원이 편평상피세포암의 종양 표지자로 활용되며, 정상치는 1.5 ng/mL 이하이고 수치 상승은 잔존 종양, 재발, 전이와 관련됩니다. CA-125는 선암의 모니터링에 보조적으로 사용됩니다.

자궁경부암 병기별 5년 생존율 — 국내 통계
자궁경부암의 예후는 진단 시 병기에 따라 극명하게 차이가 납니다. 국립암센터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한 국내 자궁경부암 5년 상대생존율 통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1기 자궁경부암: 5년 생존율 약 92~95%. 1A기(미세침윤암, 침윤 깊이 5mm 이하)의 경우 거의 99%에 가까운 생존율을 보입니다. 1B기(임상적으로 명백한 병변, 자궁경부 국한)는 85~90% 수준입니다.
- 2기 자궁경부암: 5년 생존율 약 72~78%. 2A기(질 상부 2/3 침윤, 자궁방 침윤 없음)는 약 76%, 2B기(자궁방 침윤 있음)는 약 69%로, 자궁방 침윤 여부가 예후에 영향을 미칩니다.
- 3기 자궁경부암: 5년 생존율 약 40~50%. 3B기(골반벽 침윤 또는 요관 폐쇄)는 약 39%, 3C기(림프절 전이)는 림프절 위치에 따라 골반 림프절만 전이된 3C1기는 50~55%, 대동맥 주위 림프절 전이가 확인된 3C2기는 25~35%로 예후가 크게 나빠집니다.
- 4기 자궁경부암: 5년 생존율 약 15~22%. 방광·직장 침윤에 국한된 4A기는 약 22%, 원격 전이가 있는 4B기는 약 5~15%로 예후가 매우 불량합니다.
이처럼 자궁경부암의 5년 생존율은 1기와 4기 사이에 80%p 가까운 격차가 있습니다. 국내에서 1기에 진단받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3~4기 진단 비율이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합니다. 치료별로는 동시항암화학방사선치료(CCRT) 도입 이후 3기 이상 생존율이 과거보다 유의하게 향상되었으며, 최근 면역항암제(pembrolizumab)의 1차 병용 요법 도입이 4기 자궁경부암의 전체 생존율을 추가로 개선시키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