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치료 I
안녕하세요. 슈바이처 프로젝트 짭디 입니다.
지긋지긋한 술! 끊고 싶은데 끊어지지도 않고 먹는 양은 점점 늘어만 갑니다. 술을 혐오하게 하는 약은 없을까요? 그러면 안 먹게 될텐데 말이죠. 하지만 실제로 그런 약이 있답니다.
이번 포스팅은 알코올 중독 치료로 사용하는 약 중에서 '술을 혐오하게 하는 약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술을 혐오하게 하는 약은 바로 다이설피람(Disulfiram) 이라는 약입니다.
다이설피람은 만성 알코올 중독치 료에서 사용되며 술에 대한 민감성을 증가시켜 술을 혐오하게 만드는 약입니다. 이 약은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를 억제시켜 빨리 술을 취하게 만들고 다양한 증상을 유발시킵니다.
증상은 얼굴을 붉게 만들고 머리가 박동을 치고 숨쉬기 힘들게 만듭니다. 또한 메스껍고 토할 것 같고 가슴이 빨리 뛰면서 아프고 두근거리고 심지어는 기절하게 만듭니다. 또 있습니다. 술을 마시게 되면 온몸에 힘이빠지고 시야가 흐릿해지며 어지러움에 빠지게 됩니다.
술을 마실 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어떨까요? 알코올 중독자는 술을 혐오하게 됩니다. 그래서 알코올 중독자에게 다이설피람을 사용하는 것을 '알코올 혐오요법' 이라고도 합니다.
여기까지 읽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드시는 분도 있으실 겁니다.
'어? 나는 저 약 안 먹었는데도 저런 증상이 발생하는데?'
어디서 많이 본 대사과정입니다.
바로 저번에 포스팅 했던 아시안 플러시 신드롬과 같은 기전인 것입니다. 포스팅에서 설명으로 참조했던 그림을 가져왔습니다.
빨간색 네모를 보시면 다이설피람이 'Acetaldehyde dehydrogenase'를 억제하는 기전을 볼 수있습니다. 역시 아세테이트로의 대사과정이 일어나지 않아 아세트알데히드가 높아지게 되고 아세트알데히드가 독성이 높기 때문에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죠.
아시안 플러시 신드롬! 술 마시다 얼굴 빨개지면 식도암 8배?
실제로 아시안 플러시(술을 마시면 얼굴이 새빨개 지는 증상)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일반사람들보다 적게 알코올 중독자가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알코올 플러쉬가 있는 사람들은 아세트알데히드가 높아져 생기는 증상 때문에 술을 혐오하게 되는 효과가 있는 것이죠.
아시안 플러시가 궁금하여 증상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병원에서 알코올 중독 치료제 다이설피람을 한 번 받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효과는 어느 정도 있을까요?
2006년에 9년간 다이설피람과 다른 약을 동시에 복용하며 복합척인 치료를 한 사람들을 관찰한 결과 50% 이상이 금주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Reference: Follow up of 180 Alcoholic Patients for up to 7 Years After Outpatient Treatment: Impact of Alcohol Deterrents on Outcome
하지만 이 약이 술을 마셨을 때 혐오하게 되는 약이기 때문에 알코올 중독자를 술자리에서 멀어지게 만들지는 못 합니다.
1988년의 Fuller라는 사람이 한쪽은 알코올 중독 치료제 다이설피람을 주고 한쪽은 카운셀링만 하고 이후에 금주의 비율을 비교해 보았을 때 차이가 없다는 결과를 발표 했습니다. 그 이유는 오직 20%의 알코올 중독자만이 다이설피람을 적절하게 복용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에는 다이설피람을 적절히 복용하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피부 아래에 기구를 설치하여 약을 뿜는 방법이 개발되었습니다.
이러한 불편함 때문에 20세기 까지는 다이설피람이 알코올 중독환자치료에서 가장 많이 쓰는 약이였지만 지금은 다른 약이 개발되어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고 합니다.
술을 마시는 사람이 '술 좀 싫어하고 싶다' 라고 옆에서 말하는 것을 들었다면 이 다이설피람을 추천 해 주세요. 다만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을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독자분들이 옆에서 꼭 감독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여기까지 술을 혐오하게 하는 약 그리고 알코올 중독 치료에 사용되는 다이설피람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다이설피람의 자리를 빼앗은 다른 약은 무엇일까요? 다음 포스팅은 알코올 중독치료에 효과가 있는 '다른 약'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